새 정부가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환영과 우려 목소리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유아 보육 관련 12개 학회와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등 51개 기관 등은 최근 "보육 교사의 사회서비스공단 포함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반면 참여연대와 공공운수노조 등은 요양보호사·보육 교사 920명을 온라인 설문한 결과, 찬성 비율이 92.8%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왜 아직 설립하지도 않은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 이처럼 격론이 일고 있을까. 사회서비스공단은 요양·보육처럼 지금까지 민간에 맡겼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단을 말한다. 요양·보육 시설 종사자도 직접 고용해 처우도 개선하고, 국민이 받는 돌봄 서비스의 질도 높이자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17개 시·도별로 사회서비스공단을 설립하고 보육교사·요양보호사 등 사회서비스 제공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관계 부처 등과 함께 추진·이행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복지 종사자들은 환영 분위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참여연대 등은 "요양·보육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대표적인 나쁜 일자리이며 저임금,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과 비자발적인 단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회서비스공단을 통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건복 좋은돌봄실천단 요양보호사 대표는 "사회서비스공단이 설립되면 요양사들은 공단에 소속돼 월급제 등으로 안정된 고용 여건이 마련될 테고, 치매·중증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의 질도 올라갈 것"이라며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단이 설립되면 큰 비중을 차지할 보육 관련 종사자들은 공단에 속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보육 교사는 전국 32만명(2015년 기준)에 이른다. 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함께 묶는 유보 통합이 먼저"라고 주장한다. 공단이 설립되면 어린이집 교사들만 공단에 속해 '유보 통합'이 아니라 '유보 이분화'가 고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어린이집 교사의 자긍심도 상처받는다고 주장한다. 서영숙 숙
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사회서비스사업에 보육 사업을 포함시켜 보육 교사를 마치 돌봄 노동자처럼 비치게 하는 건 반대"라며 "영·유아 교육과 보육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유보 통합부터 적극 추진해야 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이상희 사회서비스자원과장은 "아직 설립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이른 걱정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