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에서 사진 분야 우수상을 받은 '유리벽이 가로막아도 우리는 가족'.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사진 속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손으로 '브이(V)'를 만들고 있다. 요양병원 유리창 밖 가족들도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손하트를 보내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화답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접 손을 잡지는 못해도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녹아 있는 이 사진은 올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에서 사진 분야 우수상을 받은 김혜주씨의 '유리벽이 가로막아도 우리는 가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6일 강원 원주시 본부에서 '2022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당선자에게는 이사장 상장과 함께 총 1,42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2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2022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체험수기 및 사진 공모전' 시상식에서 이원길(오른쪽 일곱 번째) 공단 장기요양상임이사가 수기 분야 최우수상을 받은 신상진(왼쪽 여덟 번째)씨 등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건강보험공단과 한국일보는 고령화와 핵가족 시대에 노인 삶의 질을 높이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더는 장기요양보험의 취지를 알리기 위해 14회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올해는 체험수기와 사진 분야에 총 1,179명이 작품을 응모했다.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3차에 걸친 심사 끝에 이 중 분야별 최우수상 1편을 포함해 총 31편의 당선작을 선정했다.
체험수기 분야 최우수상은 서울 구로구 신상진씨의 '홈 스위트 홈'에 돌아갔다. 간병하던 어머니를 2014년 먼저 하늘로 보낸 뒤 서서히 쇠약해진 아버지가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은 후 달라지는 모습을 담담히 풀어낸 글이다. 신씨는 수기에서 "요양보호사가 온 후 우리 집은 그야말로 '홈 스위트 홈'이 됐다. 당신은 진정한 생활의 예술가"라며 요양보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진 분야 최우수상은 충북 청주시의 조효은씨가 출품한 '행복한 족욕'이 수상했다. 혈액순환 촉진과 면역력 증진을 위해 목초액과 천일염을 혼합한 물에 발을 담근 노인들과 요양보호사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사진이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이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는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 분야 최우수상작인 '행복한 족욕'.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당선작들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작품집으로도 발간된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원길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상임이사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소재로 한 감동적인 작품이 많이 접수돼 공모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든든한 사회안전망인 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질병으로 홀로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가사 활동이나 간병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의 장기요양보험료와 국고지원금, 본인부담금으로 마련한 재원이 활용된다. 2021년 12월 말 기준 노인 인구의 14.4%인 95만여 명이 수급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