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어느덧 고령화사회라는 말이 익숙해졌다. 고령화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사회를 뜻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 대비 14% 이상을 차지했으며, 올해는 더 늘어나 20%를 육박할 예정이다.
5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에서 이제 시민 5명 중 1명은 노인인 시대가 도래했다. 앞으로도 늘어날 노인인구를 대비해 우리사회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와 법안이 시급하다. 특히 최근에는 ‘노인혐오’라는 키워드까지 떠오르면서, 실제로 노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시니어존’ 카페가 생기는가 하면 ‘틀딱’, ‘연금충’, ‘할배충’과 같은 노인 비하 발언까지 확산하면서 노인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인인구와 비례해 커지는 노인혐오 현상, 왜 이럴까.
이는 시대적 문제도 있다. 4차 혁명 시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다수의 노인들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앞에서 어쩔줄 모르는 노인들, 노인에 대한 무능력, 무가치적 이미지는 자연스레 형성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노인 빈곤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수년째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그로 인해 노인에 대한 가난, 외로움을 당연시 생각한다. 기초수급을 받으며 폐지를 줍는 노인이 너무 익숙한 환경.
『노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의 전태, 류동순 저자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둔다. 그중 가장 대두되는 것이 바로 노인 일자리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높음에도 근로기준법상 정년퇴직은 만 60세이다. 그렇기에 퇴직 후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일자리를 구하곤 하는데, 노인 일자리는 임시직 등 비정규직이나 자영업 중심으로 고용이 불안정해 열악한 경우가 태반이다. 노인 일자리만 해결해도 노년의 가난을 방지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노인에 대해 인식을 바꿀 수 있을텐데 말이다.
노인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일본의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빨리 고령사회를 맞이해 현재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을 넘어 초고령사회이다. 그러나 일본은 2021년 4월부터 70세 정년을 위해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프리랜서계약, 사회공헌활동 지원 등 기업이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는 ‘고연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예 정년제도를 폐지한 기업도 있으며, 점차 정년 소멸을 향해 나가면서 노인빈곤율을 막고 있다. 노인빈곤율을 막는 동시에 정년이 미뤄지면, 현역에서 오래 일하게 돼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노인 중 일부는 70세 정년퇴직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노후에는 그저 연금을 받으면서 편하게 쉬고 싶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연금수령 인원이 많아지면서, 또박또박 통장에 꽂히는 연금수령 또한 불확실해지는 상황. 현 정부가 연금 개혁을 3대 개혁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토론회가 지속되는 것을 보면, 미래에 국민연금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이런 현실에 100세 시대를 넘어서 12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재, 조금이라도 빨리 정년퇴직의 나이를 늦춰야 한다.
실제로 2016년 UN은 사람의 평생 연령을 5단계로 구분해 새로운 연령 분류의 표준규정을 발표했다. UN의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70대는 중년이다. 지하철 혜택을 받는 65세는 청년으로 분류되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회갑 잔치는 진작 사라졌고, 어느덧 칠순 잔치도 사라지고 있다. 노인의 기준은 암암리에 점점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인은 언젠가의 청년이었고, 청년들은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다. 현재를 보지 말고, 먼 미래를 보자. 지금의 노인을 위해, 미래의 청년을 위해. 노인 일자리 연령은 확실히 바뀌어야 한다.
[독서신문 장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