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 지역 새 아파트는 지금도 늦지 않았지만, 투자용 아파트는 1~2년 지켜봐야 한다."
올 들어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놓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실거주 아파트 투자라면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랐다 섰다를 반복하며 상승 릴레이를 이어오던 서울 집값은 작년 말 정부가 발표한 9·13 부동산 규제 이후 백기투항을 했다. 이후 6개월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바닥 다지기` 기미를 보이는 지역이 일부 나타나며 투자자들과 수요자들은 혼돈에 빠졌다.
9·13 대책 이후 큰 폭으로 떨어지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그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재건축 단지 아파트는 이러한 집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신규 아파트 청약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소위 로또 단지라 불리는 신규 아파트 청약은 수십 대 1이 넘는 대박을 쳤지만 일부 서울 시내 분양 단지에선 미분양이 나오기도 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서울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경기도 하남시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1순위 최고 경쟁률이 100대1을 넘어 흥행을 예고했다. 반면 서울 광진구 `광진 e편한세상 그랜드파크`는 미분양되며 서울 불패 공식을 깨트렸다.
이처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부동산시장 한가운데 서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의문부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머니쇼에 연사로 참여하는 부동산 전문가인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 등(가나다순)은 이처럼 혼돈의 부동산시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급등락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는 만큼 다양한 전망이 튀어나왔다.
김학렬 소장은 현 부동산시장을 `상승과 하락이 공존하는 시장`으로 진단했다. 그는 "안갯속 주택시장에서도 오를 곳은 오른다"면서 "올해와 내년에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최적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실수요자 중심의 청약제도 개편, 양도세와 보유세 증가로 인한 급매물 증가, 대출 규제로 인한 경매 매물 증가 예상 등을 들었다. 김 소장은 혼돈의 시장에서도 10년 이상 거주할 지역의 새 아파트라면 지금 사도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입지를 강조하며 `혐오시설 제거 지역`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비선호 시설로는 군사보호시설, 철로, 차량기지, 고압전류 송전탑, 집창촌, 유흥업소 밀집 지역 등이 있다.
고종완 원장은 앞으로 최소 1~2년간은 집값 안정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3~4년 뒤 다시 반등을 전망했다. 고 원장은 "거래량과 같은 선행지표, 10년 주기설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했을 때 앞으로 1~2년간은 시장 흐름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2021년부터 서울 지역 입주물량이 줄어들면서 집값과 전세금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합수 위원은 `10년 후 미래 가치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미래 가치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수도권 발전 축과 지방 부동산 기대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수도권 발전 축 변화는 시흥시, 남양주시에서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에 서북쪽 일산과 동남쪽 분당이 있다면 향후 시흥과 남양주의 출현은 동북과 서남을 연결하는 `X`자 발전 축의 완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는 이미 골이 깊을 대로 깊어졌다. 경남, 부산 등 영남권 부동산시장은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해를 넘겨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 대전 등 작년에 상승 랠리를 이어왔던 지방 광역시와 기타 지방 부동산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방 집값의 고전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알짜 지역을 잘 찾는다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지방 부동산 기대주로 여수와 통영, 속초, 서귀포, 부산을 꼽았다.
각자 남해안과 동해안, 제주도를 대표한다.
16일 서울머니쇼에서 강연하는 김민수 스마트하우스 대표는 "소위 꼬마 빌딩이라 불리는 소형 건물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라며 "최소한의 금액으로 오피스텔 등 타 수익형 부동산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비법들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강연에 나서는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역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춘다면 틈새시장 투자가 가능하다"며 "단독·다세대주택을 제도 내에서 개량하는 방법 등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다음달 16~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9 서울머니쇼`의 각종 부동산 세미나는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