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기관의 불법 유인·알선을 돕기 위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례 등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의 비위행위 수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이 공개한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 열람·유출 징계 내역에 따르면 건강보험 정보접근 권한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불법 열람·유출한 사례가 최근 5년간(2014∼2019. 6) 195건에 달했다. 개인정보를 불법 열람·유출한 공단 직원 21명은 해임·파면 등 징계처분을 받았다.
건강보험공단은 가입자 부과내역 등 115개의 개인정보 업무를 맡고 있는 등 방대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건보공단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관리 평가에서 가장 높은 ‘양호’ 등급을 받았지만 이 기간 동안 고객 개인정보가 불법 열람·유출된 건수는 △2014년 62건(열람) △2015년 10건(열람) △2016년 5건(유출) △2017건 5건(열람) △2018년 74건이었다.
특히 최 의원이 징계회부서, 처분결정서 등 징계자료를 살펴본 결과 사적 이익을 위해 불법적으로 고객 개인정보를 이용한 공단 직원들의 문제가 심각했다.
실제 공단 직원 L씨는 특정 장기요양기관의 계약자 모집활동을 도울 목적으로 신규 장기요양 인정신청자 54명의 '주소' 정보를 무단조회한 후 이를 장기요양기관 종사자에게 유출했으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요양기관은 대상자 명단 중 8명에 대해 실제 서비스 계약에 성공했다. L씨는 퇴직 후 사회복지사로 취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유출행위를 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L씨는 해임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최도자 의원은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건강검진 현황 등 국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으로서 공단의 직원들에게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된다"며 "개인정보 악용을 사전에 방지해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