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요양보호사의 날이지만 돌봄현장이 매우 열악해 마음껏 축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서울요양보호사협회는 무거운 마음으로 운을 뗐다. 이들은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재가 요양보호사는 하루 3시간 또는 6시간의 짧은 노동시간에 시급 적용을 받는 데다 이용자들이 시설에 가거나 사망하면 일자리를 잃는다”며 처우 개선을 호소했다. 병환이 있는 어르신, 장애인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는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불안정한 고용과 혹시 모를 인권침해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종합재가센터’ 5곳을 설립한다. 서울시는 1호로 ‘성동종합재가센터’를 23일 개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종합재가센터는 민간 부문이 전담해오던 어르신·장애인 요양을 공공 부문이 책임지기 위한 기관이다. 몸이 불편한 가족을 돌보는 일은 과거 부모·며느리 등 오롯이 가족의 몫이었다. 이후 돌봄 노동이 민간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저임금·고용 불안정 등 일부 부작용이 발생했다. 종합재가센터가 설립되면 일부 요양보호사 등의 처우 개선이 가능해진다. 기존에 최저임금이거나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던 보수는 서울시 생활임금(1만148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서울시는 올해 5곳의 종합재가센터에서 요양보호사 251명, 장애인활동지원사 204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시민 입장에서는 법상으로 정해진 이용료는 동일하나, 좀 더 책임 있는 서비스를 보장받게 된다. 일부 개인 운영 요양기관의 경우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돌보기 힘든 환자는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첫 번째로 문을 여는 성동종합재가센터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3번 출구에서 1분 거리에 있다. 총면적 353㎡ 규모에 휴게공간·상담실·사무실 등을 갖췄다. 일반 서비스 외에 방문간호·방문목욕·방문 재활·긴급돌봄 등 특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서울시는 성동구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은평구, 강서구, 노원구, 마포구 등 총 5개 자치구에 종합재가센터를 열 계획이다. 제공서비스는 자치구별로 특화된다. 은평·강서구는 방문요양과 노인 돌봄을 제공하는 ‘기본형’이다. 마포구는 여기에 주·야간 보호를 더한 ‘통원형’, 노원구는 장애인활동지원을 더한 ‘확대형’으로 운영된다. 성동구는 방문요양·노인돌봄·장애인활동지원에 방문간호까지 더한 ‘간호특화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2021년까지 25개 전 자치구로 종합재가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종합재가센터를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와 연계해 돌봄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