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미래 먹거리로 ‘시니어케어’ 눈독 KB·신한·농협생명 先 진출… 선점 경쟁 치열
삼성생명이 내년에 생보사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요양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주요 생보사들이 요양사업에 뛰어들면서 요양사업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24년 신사업으로 노인 요양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기획실 내 시니어리빙 사업 추진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삼성생명이 요양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앞서 지난 3분기 기업발표회(IR)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요양산업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삼성생명은 삼성의 요양시설인 ‘노블카운티’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인 돌봄 서비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이 요양사업에 진출하면 기존 요양사업에 진출했던 생보업계의 관련 시장 선점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운영하고 있는 ‘KB라이프생명’이 선두에 나서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이 설립한 요양전문 자회사다. 지난 10월 신사업 진출 차원에서 KB라이프생명은 KB골든라이프케어를 KB손보로부터 인수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서울 송파와 서초에 각각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 빌리지’, ‘서초 빌리지’를 운영 중이며, 첫 실버타운 ‘평창 카운티’ 입주자도 모집하고 있다.
신한큐브온은 신한라이프가 지난 2021년 12월 생보업계 최초로 설립한 헬스케어 자회사로, 현재 요양사업 양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신한라이프의 요양사업은 신한금융플러스에서 신한큐브온 중심으로 재편된다. 또 서울 은평구에 부지를 매입해 노인복지시설과 은퇴빌리지를 조성하고 요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NH농협생명도 최근 요양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생명은 내년 요양시설 건립을 목표로 진출계획을 세웠고 농협금융지주와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생명은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요양사업 TF를 운영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익 다각화 전략 차원에서 진출 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 윤해진 농협생명 사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요양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요양사업 진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65세 이상 인구 증가, 수명연장에 따른 후기고령자 증가 등으로 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요양 시장은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2020년 10조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생명보험협회 회장에 취임한 김철주 신임 회장은 취임식에서도 “생보사의 헬스케어와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민의 전 생애를 관리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