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화공업단지에서 주조 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뿌리기술 전문기업으로 인증받아 외국인 근로자를 최대 11명까지 배정받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떠나고 있다. 김 대표는 "직원 33명 중 8명이 외국인인데 2명이 고국으로 돌아갔다"면서 "한국인 근로자 중 나이가 제일 어린 사람이 45세이니, 젊은 세대를 구하는 건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토로했다.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 종사자가 한 해 3만명 줄었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3D 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 세대가 외면하는 데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발간한 `2019년 뿌리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뿌리산업 종사자는 58만5077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55만5072명으로 줄어들었다.
사업체 수가 2017년 3만2550개에서 2018년 3만2606개로 소폭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인난은 더욱 크다.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업 전반에 활용되는 공정 기술인 뿌리산업은 사실상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과도 맥이 닿아 있어 국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육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매출액 5억원 미만 업체가 44.6%(1만4551개)일 정도로 영세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 등 효과를 볼 수 있는 스마트공장 도입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