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불편한 79살의 아내를 오랜 동안 돌봐온 81살의 남편이 아내를 휠체어에 태운 채 바다로 밀어넣어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일본 오이소(大磯)항의 2022년 11월2일 모습./사진=뉴시스(출처: NHK) |
지난 18일 NHK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본 요코하마 지방법원이 지난해 11월 2일 아내 후지와라 데루코에게 "아들과 바닷가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속여 바다로 데리고 나간 뒤 바다로 휠체어를 빠트려 살해한 후지와라 히로시에게 징역 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오랜 세월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본 점은 고려돼야 하지만, 피고가 주위의 지원을 거절한 채 혼자 아내를 돌봐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는 점에서 오랜 돌봄에 지쳐 아내를 살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게다가 숨진 아내는 끝까지 살고 싶었을 것이란 점에 비춰볼 때 살해 동기가 이기적이고 악질적이어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1982년 당시 나는 슈퍼 직원으로, 한 달에 열흘 정도는 출장으로 집을 비워야 했다. 아내 데루코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던 날도 집에 없었다. 의사로부터 (뇌경색)전조 증상이 있었을 텐데 미리 깨닫지 못한 것은 당신 잘못이라는 질책받았고, 그래서 가능한 한 혼자 힘으로 아내를 돌보겠다고 결심했다"고 증언했다.
이 부부는 데루코의 두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 지난해 6월까지 별 문제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데루코의 신체 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혼자 힘으로 휠체어에 타고내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같은 시기 후지와라의 체력도 저하돼 부부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지와라는 "지난해 작년 8월부터 그만 사라지는 것이 아들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요양시설에 들어갈 경우 비용을 대느라 아이들을 힘들게 만들 것을 걱정했다. 40년간 모든 집안일을 포함해 혼자 힘으로 아내를 돌봐왔는데 이제 와서 자식들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본심을 털어놓고 상담하지 않은 것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에서 이 사건은 노인 돌봄을 둘러싼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아내 데루코는 사망 당시 79세였다. 이는 노인을 돌보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