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을 요양보호사들이 수발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신청자 중 탈락하는 비율이 시군구별로 최대 7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에 주관적 요소가 많이 개입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2013~2015년(6월 기준) 전국 254개 시군구의 장기요양 신청자 중 탈락자(등급외자)’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경남 산청군은 신청자의 34%가 등급을 받지 못했다. 반면 서울 동대문구는 신청자 중 5%만 탈락했다. 이밖에 전북 정읍시(32%) 전남 구례군(29%)등의 탈락자 비율이 높았고, 서울 서초구(6%) 동작구(6%) 등은 탈락비율이 낮았다.
장기요양보험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증(1등급)부터 경증(5등급)으로 나뉘는 데 전체 등급인정자 중 혜택이 가장 많은 1등급 판정을 받은 비율의 지역간 격차도 7배였다. 서울 서초구는 등급 인정자 중 1등급 비율이 평균 14%, 경기 과천시는 13%였지만 전북 정읍시(2%)와 임실군(3%)은 극소수였다. 서초구와 정읍시의 1등급 비율 격차는 7배였다. 또한 서울 서초구, 강원 고성군ㆍ인제군은 3년 연속 1등급 비율 상위 10위에 들었지만, 전북 정읍시ㆍ임실군ㆍ고창군, 경남 합천군은 같은 기간 내내 하위 10위에 들었다.
이 같은 등급 판정의 지역별 격차는 조사 인원 숫자 때문이라고 의원실은 분석했다. 장기요양보험 등급은 건보공단 직원이 신청인을 방문하는 1차 조사와 이를 토대로 한 등급판정위원회의 2차 판정으로 결정된다. 1차 조사 결과가 2차 판정에서 뒤바뀌는 경우는 2% 미만이라 사실상 1차 조사자에게 등급 인정 여부가 달려있다. 1차 조사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규정 상 2인 1조로 나가도록 돼 있으나, 지난 3년 간 전체 조사자의 79%는 1명이 방문해 판정을 했다. 1차 판정을 담당하는 3,000여명의 직원 중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의학관련 면허소지자는 1,014명으로 3분의 1정도에 불과했다. 조사자의 전문성 부족도 이런 지역격차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남인순 의원은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 위해 반드시 2인 1조로 방문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등급외자 및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곳과 낮은 지역 10곳을 서로 교환해 두 차례에 걸쳐 판정하도록 하는 등 객관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