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애를 업고 뛰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해요.”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정부 정책은 물론 사회적 인식도 자리 잡지 못했다. 돈 못 버는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다.
돌봄사회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도우누리는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도우누리 민동세 이사장은 11일 “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시행하는 조직이 기업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라며 “기업은 속된 말로 ‘숫자’로 평가받지만 사회적기업은 지속 가능한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설명했다.
도우누리는 2009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며 간병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와 광진구의 위탁을 받아 비영리 민간단체인 광진주민연대 직원들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독거노인, 장애인 등의 간병 등 돌봄 서비스를 지방정부 대신 하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 기능도 톡톡히 했다. 초기 6명으로 시작한 이곳에서 현재 290여명이 일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점에서 봉사와 헌신만을 무턱대고 강요하는 건 아니다. 직원들에겐 일한 것에 대해 제대로 보상하고 있다.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한다는 사회적기업의 취지에 걸맞게 들어온 돈은 직원 임금과 서비스 향상에 모두 쓰기 때문이다. 저임금에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민간 요양시설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회적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 사회적기업 1호인 간병 사업체 다솜이재단은 지난해 매출액 약 77억원, 당기순이익 1억8000만원을 올렸다.
제조업부터 서비스업, IT까지 업종도 다양해졌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주식회사 추억을파는극장은 문화 사업을 하고 있다. 2004년부터 노인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실버 영화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하루 700∼1000여명의 노인이 찾는다.
주식회사 컴윈은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 경험과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활용 전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컴퓨터 생산과 플라스틱 2차 가공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함께일하는세상은 위생관리 용역을 맡고 있고, 사회복지법인 동천학원은 중증 장애인과 함께 프린터 재생 카트리지 생산을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민 이사장은 “수익은 발생하고 있지만 일반 기업과 무한 경쟁할 수는 없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사회적기업만의 시장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기업들도 정부 지원을 받는 만큼 투명한 운영으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