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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서 겨울 나는 농촌노인 는다

  • 민영수
  • 2014-01-04
  • 조회수 341
요양병원서 겨울 나는 농촌노인 는다


전남 화순군 한천면에 사는 이모(82)·박모(78·여)씨 부부는 추위가 시작된 지난 11월 초에 집 근처의 화순 현대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이씨 부부는 따뜻한 봄날이 오는 3월 말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간다. 추운 겨울 다섯달 동안 집이 아닌 요양병원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셈이다. 겨울과 봄에 입·퇴원을 반복하는 것이 올해로 벌써 3년째다. 이씨 부부는 자녀들의 권유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경우다. 이씨의 자녀들은 10년 전부터 신경통과 고관절 통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겨울동안 돌봐줄 곳으로 요양병원을 선택한 것이다.

고령의 부부나 나홀로 사는 농촌 노인들의 겨울나기 보금자리로 요양병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난방비와 생활비를 아끼기위해 농촌의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공동생활의 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3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요양병원들의 계절별 입원 환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겨울이 여름보다 2배가량 많았다. 화순현대요양병원의 지난해 겨울철(11∼2월) 입원환자는 1만6290명으로 여름철(6∼9월)의 1만1670명보다 40%가량 증가했다. 인근의 나주효사랑요양병원 등도 겨울철 입원환자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겨울철에 입원환자가 많은 데는 자녀들이 협심증과 혈압, 뇌졸증 등 각종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들의 건강을 염려한 나머지 요양병원의 입원을 권유하기 때문이다. 또 거동이 불편한 부모들이 음식을 제대로 해먹지 못한데다 자칫 낙상 사고 등을 우려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비용도 한명당 매월 50만∼60만원으로 가정에서 지낼 때 드는 난방비·생활비와 비슷해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대전에 사는 조한필(57)씨는 매년 겨울이면 전남 나주에 사는 80대의 노부모를 집 부근의 요양병원에 입원시키고 있다. 조씨는 “겨울에 시골에 계신 부모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하루 종일 불안감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다행히 부모도 병원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이 농촌 노인들의 겨울나기 생활공간으로 변화되고 있다. 자치단체들이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공공시설에 난방비와 식비 등을 지원하면서 겨울철 공동생활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전남도는 매년 11∼3월까지 다섯달간 경로당 8545곳에 난방비 150만원과 양곡비 20㎏ 7포, 운영비 72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 무정면 동산1구 칠전 마을의 경로당에는 겨울철이면 마을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독거노인 등 40∼50명이 날마다 점심과 저녁식사를 해결하면서 하루종일 경로당에서 보낸다. 송태춘 마을이장은 “겨울철에 마을 회관을 운영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집에서 난방비를 아끼려 보일러를 켜지않고 나홀로 외로운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경북 청도군과 예천군은 겨울철 혼자 살고 있는 노인들의 공동생활 공간으로 경로당을 정비, 지원하고 있다. 청도군은 화장실 개보수와 냉장고·TV 등 가전 제품을 설치하는 등 경로당의 겨울나기 준비를 마쳤다. 청도군 일곡리와 치산리 경로당에는 각각 6명과 5명의 할머니들이 지난 11월부터 경로당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겨울철에 경로당 한 곳당 난방비 20만원과 1인당 7만원씩의 경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마을에서 메워주고 있다.

대전·화순=임정재·한현묵 기자, 전국종합 hanshim@segye.com

2014-01-03 20: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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