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난립한 요양보호기관들이 노인 확보를 위해 소속 요양 보호사에게 집안일을 강요하고, 수급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아 문제가 되고 있다.
요양기관의 난립으로 기관간 경쟁을 시작하면서 업무와 상관없는 집안 일을 시키면서 월 급여는 100만원도 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요양기관이라 하지만 사무실만 내놓고 요양보호사를 관리만 하는 인력회사에 불과했다.
용인시에는 172곳 이상의 요양기관이 있다. 요양기관은 신고제기 때문에 누구나 간단한 신고 절차만 거치면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다.
이 같이 난립한 요양기관은 수급자(노인) 확보를 위해 요양 보호사에게 업무와 무관한 일을 강요한다.
2012년 전국요양보호사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문 요양보호사 중 60%가 김장, 농사 일까지 거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월급은 한 달 생활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3등급 일반 수급자 노인 기준, 요양 서비스 비용은 월 87만원이다. 이중 방문 요양 보호사 1명이 노인 1명을 한 달간 관리하면서 받는 급여은 54만원 수준, 나머지 33만원은 요양기관의 몫이다.
시간제로 일하는 방문 요양보호사는 시급 6천~7천원을 받고 있지만, 일이 없으면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특히 노인을 확보하기 위해 본인부담금(방문요양 기준 월 13만~17만원) 면제나 할인을 하는 것은 불법임에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용인의 요양기관 대표 D씨는 “본인부담금 면제나 할인이 업계에 광범하게 퍼져 있다”며 “요양기관간 경쟁에 편승해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는 수급자들도 있어 요양기관의 수익이 많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위를 막기 위해 다음달부터 본인부담금을 면제, 돈·물건을 주고 수급자를 알선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개정된 노인장기요양법이 시행되지만, 용인시의 관리감독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노인요양기관 행정처분 건수는 부당청구 4건, 민원지도·점검 등 13건이 고작이다.
시 관계자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제도적 문제는 서비스 인프라의 양적 확대를 우선한 정책 때문”이라며 “요양기관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꿔서 요양기관이 난립하는 것을 막고 전문성을 가진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만이 요양기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을 개정하는 한편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