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의 급속한 고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정부가 전국 교도소에 ‘개호(간병)전문가’를 배치하기로 했다. 교도소가 사실상 노인요양시설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재소자의 고령화가 심각한 전국 32개 교도소에 개호전문가를 배치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30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이 교도소에 개호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전국 70개 교도소 가운데 65세 이상 재소자의 비율이 20%를 넘는 32개를 선정, 2017년부터 비상근 개호전문가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6000만엔(약 6억5868만원)의 비용을 반영했다. 교도소에 배치되는 개호전문가들은 질병을 갖고 있는 고령 재소자의 식사·목욕·배변·치료 등을 돕는 활동읗 하게 된다.
일본 정부가 이런 방침을 굳힌 이유는 상당수 교도소가 고혈압·당뇨병 등 각종 질병을 갖고 있는 고령자가 급증하면서 ‘노인요양시설화’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법무성이 2015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65세 이상 재소자 중 약 17%는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재소자의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교도관과 간호사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본 교도소 재소자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989년 1.28%에 그쳤으나 2015년에는 10.73%로 급증했다. 기본적으로는 일본 국민 자체가 고령화 추세에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한 차례 형을 마친 고령자가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입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재소자 고령화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출소 후 2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오는 비율이 평균 18.1%에 이르지만, 65세 이상 재소자의 재입소 비율은 24.8%에 이른다.
일본 정부는 출소한 고령자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교도소 내 사회복지사 수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출소 후의 생활상담 등을 강화해 재범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