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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시설 절반이 D·E 등급 '불량'…돈벌이 전락한 요양원

  • 민영수
  • 2016-06-30
  • 조회수 200

 


노인시설 절반이 D·E 등급 '불량'…돈벌이 전락한 요양원


[요양원이 '무서운' 노인들]사업성만 따지는 노인시설 '난립'…학대 등 부작용 터져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입력 : 2016.06.15 04:28


 



편집자주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보호시설 내 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폐쇄적인 보호시설 내 관리가 쉽지 않고 사업성을 따지다 보니 노인들이 받아야 할 서비스의 질은 낮아진다. 시설장과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등 근로자들의 인권의식 개선도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노인들은 방임·방치되기 일쑤다. 특히 노인들이 돌아갈 곳은 또 다른 보호시설 뿐. 노인들의 고통은 반복된다. 15일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노인시설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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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내 한 요양원에서 침대에 묶여 학대받는 노인. 사진과 기사내용은 관계가 없습니다. / 사진 = 뉴스1]


노인보호시설이 '돈벌이'로 전락하면서 폭력·성범죄, 방임·방치 등 학대의 온상이 됐다. 요양원을 비롯한 시설 업주들이 노인을 '사업수단'으로 삼아 가격경쟁을 벌이고, 저급 서비스를 제공해 불량시설이 난립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노인시설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노인시설 3623개 중 A등급은 14.1%(511곳)에 불과했다. 반면 최하위권인 D·E등급은 무려 42.4%(1537곳)에 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노인시설은 일상생활이 경제사정이 어려운 노인에게 비용의 80~100%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요양보험)' 도입과 함께 우후죽순 늘어났다.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망할 수 없고, '무조건 돈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조성된 이유다.

◇노인시설 6년새 '2배' 증가…가격경쟁→서비스 질 악화→방임·학대 초래=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원 등 노인시설은 2014년 4841곳, 입소정원은 15만1200명에 달한다. 2008년보다 시설은 2배 가량(3009곳) 급증했고, 입소정원도 86.1%(6만9938명)가량 늘었다.

부작용은 불가피했다. 노인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가격 경쟁이 과열됐고, 서비스의 질은 떨어졌으며, 인건비를 줄이고자 적은 인력으로 무리하게 시설을 운영하다 보니 방임·학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2014년 5월 2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전남 장성 H요양병원 화재가 대표적 사례다. 환자들이 고령이기도 했지만, 사망자 대다수는 침대에 묶인 채 질식해 숨졌다. 치매 환자가 배회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손발을 묶어 학대한 결과였다.

노인 30여명이 있었지만 담당자는 1명 밖에 없었고, 스프링쿨러 등 소방장비도 없었다. 특히 병원 이사장은 의사 명의 등을 빌려 불법 운영했고, 환자 수를 부풀려 7년 간 620억원 규모 요양급여도 부당수령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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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1400억원 '부정수급'…"혈세로 메워"=업계에선 이 같은 문제가 법인보다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폐쇄적이고, 문제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에서 요양원을 운영한 백모씨(63·목사)는 요양급여 기준이 되는 노인 수를 유지하고자 퇴소를 요구하면 폭행하고 쇠사슬로 묶어두기도 했다. 그는 요양보호사 수를 부풀려 약 1000만원을 부정수급했다. 서울에서 요양원을 운영한 황모씨(56)는 요양보호사를 거짓으로 등록, 2012년 9월부터 2년 간 1억원 가량의 요양보험을 가로챘다. 그는 이 돈을 부인이 운영하는 교회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 같은 부정행위로 빠져나간 세금은 지난 5년간 1400억원이 넘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기관 부정수급액은 701억9626만원으로 2011년(96억5363만원)보다 6배 넘게 증가하는 등 규모도 늘고 있다.

◇"신고제→허가제, 문턱 높이자" vs "불량시설 퇴출, 인권의식 고양해야"=노인시설 난립을 방지하고자 '현행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거나 자격기준을 높이자'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포화상태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규 진입을 막고, 낮은 수가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관계자는 "노인 1명당 비용이 5~6만원 가량인데, 사실상 시설 운영이 어려운 금액"이라며 "요양보호사 수가 등을 올리고, 인력 운영에도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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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신고제를 유지한 채 불량 노인시설 퇴출에 주력하면서 제도적 보완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진적 대안도 제기된다. 권금주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노인시설 임직원의 인권의식을 고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돈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사회구성원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학대 시설 폐쇄와 시설장의 동종 사업 금지, 학대사실 공개 등 강력한 조치를 통해 혼탁한 시장 정화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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