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묻는다. 지금 이 지역에서 진해동의요양병원 33명 해고 문제만큼 심각한 사건이 또 어디 있는가? 해고되면 그 어디에도 생계를 지탱할 직장을 얻을 수 없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고용문제를 총괄하는 국가기관이 이처럼 무관심해도 되는 것인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을 강력히 규탄한다."
노동자 200여 명이 29일 오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진해동의요양병원에서 일했던 간병노동자(요양보호사) 33명은 2012년 11월 말 계약해지되어 두달째 거리 투쟁하고 있다.
▲ 진해동의요양병원에서 일했던 요양보호사들이 계약해지되어 두 달 때 거리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진해동의요양병원 요양보호사 계약해지 철회 및 직접고용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민주노총 경남본부, 경남진보연합 등 단체들은 '진해동의요양병원 요양보호사 계약해지 철회 및 직접고용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다양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아침부터 하루 일정으로 노동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원·진해에서 시민선전전·집회를 벌이는 '희망버스'를 벌였다.
진해동의요양병원은 경영상 문제 등을 이유로 요양보호사에 대해 계약해지하고, 현재 유료간병알선업체를 통해 17명의 요양보호사를 고용, 환자들을 간병하고 있다. 요양보호사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울산경남본부는 병원 측을 '파견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고용노동부는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29일 피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병원 측은 연기 요청했다.
이날 집회에서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오늘 새벽부터 거리선전전 등을 벌이고 있는데, 조합원들은 재미 있어 한다. 우리는 재미있게, 끈질기게 해서 이겨야 한다"며 "못된 자본을 심판하지 못한 고용노동부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박선희 진보정의당 경남도당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민생을 챙기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려면 국가는 노동현장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허광훈 일반노조 위원장은 "가슴 아프다. 자료를 보니 사업주의 지침을 받아 일해 왔지만 해고시키다니 어처구니 없다"고 말했다.
▲ 진해동의요양병원에서 일했던 요양보호사들이 계약해지되어 두 달 때 거리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진해동의요양병원 요양보호사 계약해지 철회 및 직접고용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정영주 창원시의원(통합진보당)은 "요양보호사들은 환자들의 대소변도 받아내는 일을 해오고 있다. 자식도 잘 못하는 일이다. 그런 일을 해오신 분들을 쫓아내다니 원망스럽다"고, 여영국 경남도의원(진보신당연대회의)은 "여러분들은 노조 참여한 것을 후회하느냐. 숱한 사례에서 보지만 파견․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노조 가입하고 나면 계약해지 되기도 하는데, 끝까지 싸워 이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석영철․이종엽 경남도의원, 김석규 창원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집회에서는 창원민예총 소속 노정욱․강성훈씨가 공연을 하기도 했다.
집회에 앞서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를 보살피던 33명의 간병노동자들이 차가운 길바닥에서 노숙하며 병원으로 돌아가기 위한 힘든 싸움을 60일째 진행하고 있다"며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관계기관이 적극 역할을 할 것과 병원측이 성실히 대화에 나서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33명 계약해지는 사실상의 정리해고 문제이며, 이는 일방적 정리해고가 큰 사회적 문제로 되는 현실에서 노동부가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이번 사태가 심각하게 악화되는데도 무사안일, 책임회피, 직무유기로 일관하는 노동부를 규탄하며 하루빨리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본연의 역할을 다해 줄 것"을 촉구했다.
▲ 진해동의요양병원에서 일했던 요양보호사들이 계약해지되어 두 달 때 거리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진해동의요양병원 요양보호사 계약해지 철회 및 직접고용을 위한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오후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는 즉각 사태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