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원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 장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년째 불황이 이어지면서, 젊은 의사들의 개원기피 현상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27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2014년 전국회원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개원의사의 비율은, 의협 신고회원 기준 전체 전문의의 42%인 3만 2030명으로 파악됐다.
개원 전문의의 숫자는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 실제 2007년에는 전체 신고회원 가운데 45.66%에 해당하는 2만 4808명이 개원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개원 전문의 숫자 감소에는 병원 대형화와 요양병원 증가에 따른 봉직의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지만, 젊은 의사들의 개원 기피현상도 큰 몫을 했다.
과거에는 '전문의 자격 취득=개원'이 공식처럼 작용했지만,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개원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젊은 의사들이 위험부담이 큰 개원보다는 안정적인 봉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한 대학병원 전임의는 "언제까지 이대로 있어야 하나 싶을 땐 답답하지만, 월급 받을 때가 행복다는 개원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몇년 새 봉직시장도 포화가 되면서, 적지 않은 동료들이 무급 전임의 생활마저 감내하고 있다"며 "무급이라도 일단 대학에 적을 두고 있어야, 혹시 있을 다른 기회라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개원은 꿈도 못꾼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면서, 개원가에서는 개원의사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의협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개원전문의 가운데 40세 미만의 숫자는 2007년 14.27%에서 2014년 8.92%로 감소했다. 개원시장에 진출한 전문의 자격 소지자 가운데 40세 미만의 젊은 의사가 10명 중의 1명에도 못 미칠 정도로 귀해졌다는 얘기다.
45세 미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2007년의 경우 전체 개원 전문의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1.87%가 45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의사였다면, 2014년에는 그 비율이 24.98%로 뚝 떨어졌다.
전체 개원의사 가운데 전 연령을 통틀어 50세 이상 장년층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 2014년 현재 50세 이상 개원전문의의 비율은 52.22%에 달하며, 65세 이상 개원전문의의 비율도 2007년 7.10%에서 2014년 현재 9.12%로 늘었다.
40대 중반의 한 개원의사는 "과거처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개원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봉직생활을 하면서 개원에 필요한 술기를 배우기 위함도 있지만, 개원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간혹 의사모임에 나가도 젊은 의사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 비급여과목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낫지만 급여과, 특히 저출산의 직격탄을 맞은 산부인과의 경우 일차의료가 그야말로 사양산업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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