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전국의 노인 요양원 수백여 곳이 올 봄이면 폐업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건물을 소유하지 않으면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기 때문인데 어떤 사정이 있는지, 모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5명의 노인들이 머무는 경기도의 한 요양원입니다.

수년간 지내오던 요양원을 떠나야 한다는 소식에 노인들은 불안합니다.

<인터뷰> 신순조(77살) : "여기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뒷바라지를 해 주니까 좋은데, 집에 가면 혼자서 사는 게 자신이 없어."

요양원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건 건물을 임대해 운영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은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건물 소유권을 가진 경우에만 노인의료복지시설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10년 법 시행과 더불어 3년의 유예 기간을 줬는데, 다음달(2월) 말이면 유예가 끝납니다.

<인터뷰> 윤복란(희망요양원 원장) : "3년 동안에 무슨 돈을 어떻게 벌어서 이런 건물을 사고... 정말 잠이 안 와요. 다리 뻗고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요양시설 자격을 포기하고 공동생활가정 형태로 전환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9명 이하만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수 노인들이 쫓겨나야 할 판입니다.

<인터뷰> 이정환 (단기전환시설협의회 대표) : "어르신들의 보호라든지 아니면 또 종사자들을 어떻게, 거기에 대한 대책과 방안은 저희들에게는 없습니다. 갈 수 없는 길을 가라고 하는 형편입니다."

복지부가 파악 중인 기준 충족 필요 시설은 320여 곳, 수도권 지역 요양원을 중심으로 집단 폐업 사태가 우려됩니다.

KBS 뉴스 모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