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 연계가 미흡한 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요양병원의 역할을 강화한 의료-요양의 연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림의대 윤종률(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2013 한국장기요양학회 창립총회 및 기념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보건의료 관점에서 본 노인장기요양제도의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윤 교수는 “전체 노인장기요양 대상 인정자 중 95% 이상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의료와 요양(수발욕구에 대한 서비스)을 분리해 만들어진 한계 때문에 장기요양 대상자의 의료적 문제는 그 가족이 책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물론 장기요양보험체계 내에서 촉탁의 및 협력의료기관 제도와 방문간호서비스가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촉탁의 및 협력의료기관 제도는 실질적인 의무조항이 아니라 형식적인 계약만 유지되는 경우가 많고 방문간호서비스는 전체 재가급여서비스 중 실제 이용률이 1.9%로 제일 낮다”고 했다.
이에 따라 윤 교수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제도의 효율적인 연계 도모가 필요하고, 효율적인 의료-요양 연계체계를 이루는 데 요양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요양시설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형태로 환자에게 보건의료와 복지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면 바람직한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급성기 질환 치료가 끝난 후 만성적 기능장애가 발생한 노인환자를 돌보는 기관인 노인요양병원의 역할을 재설정하고 노인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면 (노인요양병원이)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의 연계를 직접적으로 담당할 수 있을 것을 본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노인요양병원이 의료-요양서비스 연계의 핵심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영역을 함께 담당할 수 있도록 두가지 보험으로부터 재정적 보상이 가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또한 “보건복지 통합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인요양병원에 장기요양서비스를 위한 방문간호센터가 설치되는 게 적극 권장돼야 한다”며 “의료 및 장기요양서비스 중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서비스 내용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환자분류체계 또는 평가도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밀착형 장기요양사정평가원 만들어야
이와 함께 의료-요양의 연계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장기요양서비스의 모니터링과 결과평가를 담당하는 지역사회 중심의 ‘장기요양사정평가원’이 설치·운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흥봉 한림의대 명예교수(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조직위원장)는 앞서 진행된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에게 적합한 의료-요양서비스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케어 매니지먼트 체계가 미약하다”며 “이를 보완하고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서비스의 통합을 위해서는 지역사회 중심의 케어 매니지먼트 체계가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케어 매니지먼트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는 있지만 대상자에 대한 케어플랜, 재사정 기능이 취약해 장기요양서비스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차 명예회장의 지적이다.
차 명예교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재정운영은 지금처럼 공단에서 담당하되 장기요양계획서 작성 및 장기요양서비스의 모니터링과 결과평가 등은 공단과는 별도로 설립된 장기요양사정평가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