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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5년 진단] 서비스 質 낮은 민간 영세업체 정리… 국공립 늘려야

  • 민영수
  • 2013-09-22
  • 조회수 556

[노인장기요양보험 5년 진단] 서비스 質 낮은 민간 영세업체 정리… 국공립 늘려야


2013.09.12 22:02







덩치 더 커지는 요양보험, 관리 해법은… (하)

올해 노인 장기요양보험 수혜자는 35만명이다. 2008년 17만명에서 출발해 5년 만에 덩치를 두 배로 키웠다. 성장추이는 이어질 전망이다. 2010년 530만명이던 65세 이상 노인은 2020년 770만명, 2030년에는 1200만명 가까이 늘어난다. 17년 후면 요양보험 대상자가 2배 이상 증가할 거란 뜻이다. 서비스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줄줄이 예고돼 있다. 내년에는 등급판정의 점수기준을 완화하고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해 13만명의 노인에게 추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되면 2017년 수혜자는 53만명까지 늘어난다. 커진 덩치에 걸맞은 인프라는 구축돼 있는가. 정부 앞에는 숙제가 놓였다.

◇영세업체가 좌지우지하는 시장=정원이 9명 이하인 공동생활가정은 건물을 매입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입소시설 4475개 중 공동생활가정은 42%쯤 된다. 임대료라는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시설이 10곳 중 4곳이 넘는다는 뜻이다. 10∼30인 미만 시설(28%)까지 포함하면 소규모 시설은 절대 다수(70%)를 점한다. 시장 자체가 영세한 업체들에 의해 좌우되는 구조인 것이다.

공공성 측면에서도 요양보험은 갈 길이 멀다. 이윤을 낼 수 없어 공공시설로 분류되는 비영리 법인시설은 전체의 34% 정도(153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66%(2940개)는 개인이 투자한 민간 영리시설이다. 그나마 지자체가 나선 국공립시설은 3%에도 못 미친다.

물론 규모가 작다고, 혹은 영리시설이라고 해서 서비스 질이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난 4년 평가결과는 민간 영리시설일수록, 영세할수록 서비스 질이 나쁘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2011년 평가보고서를 보면 30인 이상 입소시설의 평균점수가 84.7점인 반면 10인 미만 시설은 67.7점으로 17점이나 낮았다. 또 개인시설(70.2점)에 비해 지자체 시설(89.1점)의 평균점수는 20점 가까이 높았다.

◇시장을 정리하는 가장 빠른 길은?=그 사이 수요는 시립·구립 요양원을 중심으로 폭발하고 있다. 노인 장기요양보험 웹사이트 입소신청 코너를 보면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 시립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 구립양천어르신요양센터, 수원시립노인전문요양원 등 대기자 수가 200∼300명씩 늘어선 공공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재 요양기관의 입소율은 80% 정도에 그친다. 방이 남아도는데 서비스 질이 좋은 특정시설에는 사람이 몰린다는 얘기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비영리 법인시설에서는 본인부담금 면제, 고객 알선 유치, 부당청구 같은 불법행위가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상호감시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시설은 서비스 질을 전적으로 시설장이나 대표 개인의 품성에 의존한다. 좋은 곳과 나쁜 곳의 격차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서비스가 균질한 비영리시설 확대는 어지러운 시장 질서를 잡을 대안으로 떠오른다.

경기도의 한 복지시설 대표는 “서비스 질이 낮은 곳에는 페널티를 주고 불법행위를 저지른 곳은 확실하게 퇴출하는 방식으로 과열된 시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국공립시설을 많이 늘려서 서비스의 기준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입 자체를 제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다른 시설 대표는 “지역별로 공급을 관리할 수 있도록 ‘요양기관 허가제’를 도입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요양기관은 요건만 갖추면 신규 개설이 가능한 ‘지정제’다.

◇보험금 누수를 막으려면=정부의 또 다른 고민은 부정수급이다. 서비스를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손을 잡고 벌이는 갖가지 불법·탈법을 막자면 감시를 강화하는 도리밖에 없다.

현재 건보공단의 요양업무 담당 직원은 2329명으로 출발 당시 2036명에서 300명 정도가 늘었을 뿐이다. 수혜자가 2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직원 한 명이 관리하는 수급자는 평균 153명꼴이다. 직원 1인당 26.9명(2008년 기준)인 일본의 5배가 넘는다. 그나마도 등급판정을 위한 현장조사에 다수가 투입돼 서비스 질 관리에는 여력이 없다. 전체 수급자 35만명 중 방문 상담을 받는 비율은 5.1%에 그친다.

‘2인1조’가 원칙인 각종 조사 업무를 한 사람이 담당하면서 부작용도 생겨난다. 상호확인이 불가능해 조사의 신뢰성을 두고 분쟁이 잦은 데다 조사과정에서 직원들이 폭언·성희롱에 노출되기도 한다. 건보공단과 지자체로 관리감독체계가 분리되면서 생기는 비효율도 지적된다. 업무중복을 막고 효율을 높이려면 권한을 한 기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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