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 사는 독거노인 박영자(67) 씨는 2009년 말, 중풍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 간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왔던 박 씨에게는 청천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대소변조차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박 씨는 앞이 막막했다. 10여 년 전부터 자식들과의 교류가 끊겨 홀로 근근이 살아왔던 터였다. 이웃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경기도는 박 씨처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가사 및 활동을 지원하는 ''노인돌봄 종합 서비스 사업'' 을 진행하고 있다. 노인 돌보미 봉사자가 식사, 세면, 외출 동행 뿐 아니라, 청소와 세탁 같은 집안일도 돕는 것이다.
그러나 박 씨는 자신에게 맞는 노인복지 서비스가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그저 자신에게 닥친 불행 앞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을 뿐이다.
박 씨는 "나처럼 아파서 꼼짝도 못하는 노인을 위한 복지 제도가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 면서 "진작 알았다면 덜 힘들었을 텐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 이라고 말했다.
노인복지혜택, 몰라서 못 챙기는 일 없도록!
매년 노인복지 예산은 증가하고 있지만, 복지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에 의해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요양, 노인생활안정, 노인여가활동, 노인소득 등 30여 개의 노인복지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 만족도는 낮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는 이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 노인복지제도에 대한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알림이 프로그램 ''경기실버 365(가칭)'' 개발에 나섰다.
노인복지서비스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정책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경기실버 365'' 는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로 개발된다.
노인복지서비스는 일괄적으로 같은 서비스가 진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나 정도에 따라 다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개인마다 필요한 서비스가 다르기에, 자신에게 딱 맞는 서비스를 찾아내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실버 365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노인복지정책 정보는 물론이고, 맞춤형 복지 서비스 접근도 용이해 지게 된다. 올 상반기 프로그램 개발이 마무리 되는 대로, 하반기부터는 시범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내 집에서 편하게! ''맞춤형'' 노인복지서비스
▲ 경기도는 설문형 Flow chat를 통해 수요자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노인복지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띠는 변화로는 복지 서비스 신청 절차의 ''편리함'' 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는 복지혜택을 받기 위해 주민자치센터나 복지관 등에 직접 찾아갔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복지관을 찾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로도 상담, 신청, 조사, 선정, 서비스, 관리 등의 여러 절차를 집에서도 처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설문형 Flow chart 검색을 통해 복지 서비스 수요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령이 65세 이상?'', ''거동이 불편하십니까?'', ''일자리를 원하십니까?''와 같은 간단한 질문들에 답하기만 하면 빠르고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맞춤 노인복지 서비스 대상자와 수행기관 간의 연결 또한 수월해 진다.
"노인복지혜택 지름길, 여기 있습니다!"
(경기도청 복지여성정책실 조형근 사회복지담당관이 ''경기실버365''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Q.''경기실버 365'' 프로그램을 개발한 계기는?
경기도에서 30여개의 노인복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노인복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경기실버 365'' 프로그램을 통해 도민들이 정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여러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노인 정책들을 한 곳에 모아 수요자들이 쉽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Q. 그간 노인복지 정책들이 제대로 서비스 되지 못한 원인은?
노인복지관련 예산이 느는 등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은 늘어났지만, 수요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 미흡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이 정책을 몰라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됐다. 아무리 도에서 좋은 정책을 만든다고 해도, 그 정책이 알맞은 곳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 아무소용이 없지 않겠는가.
Q. 올해 경기도 노인복지정책 중 중점적으로 추진할 일은?
노인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 전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과 MOU를 맺은 것도 이와 연관된 것이다. 기존에 제공됐던 노인 일자리가 주유소, 택배 등 단순 육체노동이 많았지만, 이제는 좀 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방안을 다각도로 찾고 있는 중이다.
Q. ''경기실버 365'' 프로그램 개발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경기실버 365프로그램은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노인복지 정책들을 하나로 통합해 묶는 것이다. 누구든 자신에게 맞는 노인복지 서비스를 찾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나와 같은 처지인데, 누구는 복지 혜택을 받고, 나는 못 받았다." 이런 식의 불만들이 나올 수가 없는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다. 경기실버 365프로그램은 경기도 행정의 신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실버 365 프로그램
개인에게 필요한 노인복지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힘들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어르신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대상 노인과 복지서비스 수행기관과 연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대신해 노인복지관, 사회복지관, 읍면동 사회복지사, 365.24 도민안방 근무자 등이 사용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