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오는 2026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초고령사회’(65세이상 인구 20%이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경제적 고도성장과 민주화 등 우리 사회를 주도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실버세대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712만명 실버세대 편입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총 71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한다. 이 중 1955년생이 올해 만 55세 정년을 맞아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의 서막을 열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총 712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취업자는 532만명 수준으로 올해부터 매년 30만∼40만명씩 총 311만명이 고령 은퇴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고령자 1명을 생산가능인구(15∼64세) 6.8명이 부양했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마무리되는 2020년에는 4.6명이 부양해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대부분이 직장과 가족 등 현실에만 매달리며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탓에 정부가 이들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등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고령자의 공적 연금 수급률은 25% 수준에 불과하며 베이비붐 세대의 평균 연금가입률도 47.7%에 그치고 있다.
■148조원 실버시장 열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실버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에 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실버시장 규모는 올해 43조9612억원에서 오는 2020년 148조5969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소비 및 경제활동에 적극 참여해 실버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간 사업자들의 ‘실버산업’ 진입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실버산업의 성장성 전망’ 연구보고서에서 올해부터 오는 2020년 사이 실버산업의 성장률이 연평균 12.9%로 전체 산업 평균 성장률(4.7%)을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 성장전망치는 정보산업이 25.1%로 가장 높았으며 여가(13.7%), 금융(12.9%), 의료기기(12.1%), 주택(10.9%), 요양(6.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버타운 개발업체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는 대부분 고졸 이상의 교육을 받았고 소비 수준도 부모 세대에 비해 높다”면서 “기존 고령자들과 다른 생활 가치관을 가진 이들의 씀씀이도 커서 실버 수요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마련 부심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노동시장의 변화와 함께 주택수요와 내수소비 등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연금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정부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국가와 기업의 생산성, 나아가 잠재적 경제성장률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부터 오는 2018년 사이에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 비율은 57.8∼62.6% 수준으로 곤두박질 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노·사·정이 참여하는 ‘고령화대책위원회’를 구성, 50대 준고령자의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도입 등 임금 및 정년제도 개선방안을 비롯해 은퇴자들의 일자리 및 빈곤문제를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와 노동 및 경제계,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국가고용전략준비팀’도 결성, 5월까지 범정부적인 국가고용전략을 마련해 6월부터 부처별로 시행할 예정이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