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적 유용성이 높은 곳으로 지원 분야가 확대되고 있으며, 획일적이던 보수 수준도 차등화되고 있다.
올해 1366억원이 투입해 18만6000개의 노인 일자리를 확보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지원 대상이다. 거리미화 등 단순 소득 보전형 사업은 지양하고, 사회적 유용성 높은 분야 중심으로 지원 아이템이 구성되고 있다.
올해 지원 사업에는 묘지 실태조사 시범사업이 추가된 것은 물론 아동안전보호, 문화재해설ㆍ지킴이, 도서관 사서도우미, 노-노케어, 숲생태 해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 획일적인 근무시간을 유형에 따라 조정하고 보수 수준도 월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차등화했다. 하루 3~4시간, 주 3~4일로 고정된 근무시간을 휴일ㆍ야간근무, 노동 강도 등의 여건에 따라 월 40만원까지도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3만명 정도가 월 4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두 가지 변화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지만, 수혜자 측면에서는 제로섬(zero-sum)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우선 지원 대상의 변화는 기존 지원 대상이 됐던 단순 소득 보전형 사업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또 월 40만원의 보수를 받는 일자리가 3만개 늘어난다는 것은 월 20만원 보수의 일자리가 3만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노인일자리사업 전체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운영 방식의 변화는 제로섬이 될 수밖에 없다.
65세 이상의 미취업노인 중 약 32%인 114만명이 일자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올해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할 수 있는 일자리를 18만6000개에 머물렀다.
제로섬에 머문 공공 분야 노인일자리사업과 달리 민간 분야 우수 일자리 개발 및 보급 사업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관련부처 및 지자체 등과 협력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지난해 4분기부터 아파트 택배사업 전국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토해양부와 해수욕장 정화 사업을 펼치는 해안정비사업 등을 시작했다. 이 외에 강원랜드와 폐광지역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노인여행전문가 양성 사업도 준비 중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는 전문 분야 노인인력의 사회참여 활동도 지원할 계획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대민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단체가 퇴직자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지원하는 ‘직능 시니어클럽’을 확대할 계획이며, 전문 분야 은퇴지식인 자원봉사단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