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지출이 2040년에 최소 9조5천억원에서 최대 5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비용증가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제도 운영에서 공적인 리더십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함께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노인수발을 사회가 부담하기 위해 2008년 도입됐다.
KDI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설계시 수발필요인구를 65세 인구의 12.5%로 추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그 규모를 3.1%로 한정한 것은 저부담으로 제도를 감당할 수 있게 대상범위를 좁계 설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도의 포괄범위가 협소하고 서비스의 질 역시 높지 않기 때문에 삶의 질에 기여하도록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며 제도를 확대하기에 앞서 제도의 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급여지출 증가추세를 전망하기 위해 신청자 수 증가추세, 인구구조 변화, 대상자 확대정책 변화 등에 관한 가정에 따라 54개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최소비용은 2040년 급여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0.38%인 9조5천억원인 반면 최대비용은 GDP의 2.3%에 달하는 58조원으로 추정돼 비용증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재원조달은 보험료, 정부 및 본인 일부 부담으로 돼있고 현재 재원중 국가가 부담하는 비중은 25.4%, 본인 일부부담은 재가급여의 경우 장기요양급여비용의 15%, 시설급여는 20%를 부담하도록 돼있으나 경제력이 취약한 계층은 경제적 부담으로 이용이 제한되고 상류층은 서비스 질을 신뢰하지 않아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8월 현재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는 65세 이상 인구의 4.2%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주거조건이 열악하거나 독거하는 노인이 제도를 신청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무엇을 하고 누가 총괄해 조정할지가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다는 점과 서비스 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준수여부를 모니터해 개선시키는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 등 총체적인 공적 리더십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KDI는 "서비스 질 관리가 제대로 안돼 재가서비스 부문의 경우 작년 5월말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서비스 인력 1인당 수급대상자 수가 0.64명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자가 난립하고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남발되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재가 서비스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하나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단독기관들을 통합해 종합서비스 제공기관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또 전체적인 정책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면서 총체적인 방향을 정하는 중앙부처의 리더십이 필요하며, 노인장기요양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위원회의 논의가 실제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