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병상에 누워계신 부모님을 보는 마음은 무겁다. 거동을 못하는 어르신이 있는 가정은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도 떨어지게 마련. 다행히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되면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은 어르신에겐 요양시설을 이용하거나 복지용구를 적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 내용을 몰라 요양보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가정이 의외로 많다. 어르신의 자립적인 생활과 보호자의 간병활동을 도와주는 복지용구는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노인요양보험 등급 받아야 복지 혜택
전동휠체어
요양보험에서 지원하는 복지용구 구매·대여 대상은 65세 이상과 65세 미만 두 그룹으로 나눈다. 65세 이상은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분들. 반면 65세 미만은 치매·중풍·파킨슨병·뇌혈관 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분이다.
복지용구를 지원받으려면 먼저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운영센터’에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보험공단 직원이 신청자를 방문, 불편한 수준을 조사해 등급 판정을 한다. 1~3등급은 받아야 복지 혜택을 볼 수 있다. 등급을 받으면 복지용구 지정사업소를 찾는다. 전국에는 900여 곳의 사업소가 있지만 이 중 30% 정도만이 수익을 낼 정도로 영세한 것이 현실. 등급과 개인 건강 상태에 따른 적정한 복지용구를 추천받아 구매한다.
복지용구는 구입 또는 대여비의 85%를 정부가 부담한다. 예컨대 100만원 하는 전동침대를 구입할 때 개인이 총비용의 15%인 15만 원만 지불하면 된다.
하지만 개인이 쓸 수 있는 정부 지원비는 한정돼 있다. 1~3등급을 받으면 1년간 160만원 한도(개인부담 포함) 내에서 구입·대여받을 수 있다.
전동침대~이동욕조는 대여만 가능
정부 지원이 가능한 복지용구는 모두 16종이다. 이중 전동침대·수동침대·욕창예방 매트리스 등 가격이 비싼 6개 품목은 올 6월부터 구매가 불가능한 대여품목으로 전환된다. 사용한 뒤 반납하면 소독을 해서 다른 가정에 다시 대여한다. <표 참조>
개인당 품목별로 1개만 구입하도록 제한돼 있는 것도 특징. 지난해부터 머리세발기와 노인용 신발이 추가됐지만 아직 급여는 안 되고 심의 중이다.
욕창예방 방석
복지용구를 구매·대여받으려면 가능한 한 전 품목이 구비된 복지용구 사업소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면 개인 장애 상태에 따른 적합한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
실버용품 전문 브랜드인 ‘100세동안’ 이미래 MD는 “같은 용도라도 어르신(사용자)이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보호자에게 필요한 것인지에 따라 제품이 달라진다”며 “노인용품 선택 시 반드시 신체적 특징, 제품 기능, 적정한 가격 등 올바른 정보와 구매 가이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TV청취 보조기
다음은 제품에 대한 점검. 가능하면 안전성·편리성·청결성(소독)·기능성·미관성·가격 등 여섯 가지 조건을 충족한 제품을 선택한다.
특히 가격이 비싼 대여 제품은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을 고르도록 한다. 최근 정부에서 높은 수준의 소독지침을 발표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부 사업자는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오존살균시설을 구비해 철저한 클린 서비스를 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문 상담사가 상주하고, AS도 가능한 사업소를 찾도록 한다. 전문가 조언 없이 선택할 경우 잦은 고장으로 피해를 보거나 불필요한 용품을 구입해 불만이 생기는 사례가 종종 일어나기 때문.
TV청취 보조기 등 실버용품도 다양
전동침대
복지용구 외에도 장애 상태에 따라 생활의 질을 높이는 다양한 실버용품이 나와 있다. 이 중에는 매우 흥미롭고 긴요한 제품이 많다. 식구가 함께 TV시청을 할 때 귀가 어두운 어르신만 크게 들리는 TV청취 보조기, 손떨림이 심한 노인을 위해 개발된 손가락별 맞춤 수저 등이 그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버용품 판매·대여 회사를 운영하는 이지메디컴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마모된 치아를 코팅해 충치·치아변색을 예방하는 ‘덴티가드 실버’ ▶가려움증을 해소하는 보습제 ‘이지듀’ ▶노인 냄새를 제거하는 섬유제품 ‘브리즈브론즈’(타월·손수건·요·이불 등) ▶생활잡음을 줄이고 대화가 잘 들리도록 설계된 조청기(보청기 전 단계 사용)가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