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기사 입력시간 : 2008-06-03 오전 12:35:03 첫 가게 안정적 운영 뒤 차근차근 늘려 POS 등 정보화 시스템 갖춘 본사 택해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참숯바비큐치킨 전문점 ‘훌랄라’(www.hoolala.co.kr)를 운영하는 박철수(47)씨는 ‘미스터 치킨왕’으로 불린다. 지난해 1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 10월 첫 매장을 연 뒤 이듬해와 올해 청주시·의정부시에 점포 두 개를 더 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2주 정도는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요즘엔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가을께 또 다른 점포를 열 계획이다.
한 명의 가맹점주가 여러 점포를 운영하는 ‘메가 프랜차이지’(Mega Franchisee)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닛세이기초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이 20억 엔(약 160억원)을 넘고 보유 점포 수가 30개 이상인 메가 프랜차이지가 200개 이상이다.
◇첫 점포가 중요=첫 가게를 낸 박씨는 매일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아내와 함께 일했다. 그는 “기왕 시작한 장사인 만큼 제대로 해 보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1년간 매출이 안정적으로 오르자 사업 확장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곧 처가가 있는 청주에 둘째 가게를 냈다. 운영은 아내에게 맡겼다. 2년간 아내와의 생이별을 감수했다. 4월에는 의정부에 셋째 점포를 열어 처남이 운영케 했다. 그는 “첫 가게의 운영을 안정적으로 한 뒤에 차근차근 점포를 늘려간 게 주요했다”고 말했다.
퓨전요리주점 ‘마찌마찌’(www.mazzimazzi.com) 서울 강남점을 운영하는 박용우(49)씨는 마찌마찌의 제2 브랜드인 ‘주모리’ 연신내점을 함께 운영하며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2006년 11월 첫 점포를 낼 당시에 반경 30m 안에 600여 개의 주점이 산재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는 “점포를 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종업원들의 서비스 정신이었다”며 “주문 받을 때도 손님의 눈높이에 맞춰 받게 하는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챙겼다”고 전했다. 주모리 연신내점은 마찌마찌 직원을 점장으로 임명해 일체의 운영을 맡겼다. 그는 “주인인 내가 할 일과 점장이 할 일을 명확하게 정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
◇한 지역에서 다양한 영업=첫 점포가 뿌리내리면 그 지역의 단골이 생기게 마련이다. 또 근처에서 어떤 업종이 잘 되고 안 되는지 파악하기 쉽고 점포 임대료나 권리금이 적정 수준인지 판단하기 좋다. 서울 영등포시장 로터리 인근에서 퓨전떡찜전문점 ‘크레이지페퍼’(www.crazypepper.co.kr), 퓨전전통주점 ‘짚동가리쌩주’(www.zipsseng.net), 감자탕전문점 ‘이바돔감자탕’(www.ebadom.com)을 운영하는 정진성(54)씨는 이런 이점을 최대한 이용했다. 세 점포는 100~200m 정도 거리를 두고 모여 있다. “세 곳을 돌아보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으니까 시간마다 들러 청소 상태나 매출 관리를 해요.” 그는 “고객층이 겹칠 수 있는 유사 업종은 피하고 제각기 성격이 다른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0~20대 여성이 주 고객인 퓨전떡찜,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퓨전주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감자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짰다. 현재 세 점포에서 연간 20억원 이상을 번다.
◇운영 시스템 갖춰야=경기도 안양시 박달점을 비롯해 세 곳의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을 운영하는 유지훈(34)씨는 매일 세 점포의 매출 상황을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을 통해 관리한다. 또 인터넷 CCTV로 다른 점포 상황을 체크한다. 직접 방문하지 않고 원격 통제하는 방식이다. 그는 “각 점포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오전 4시에 컴퓨터에 입력하면 그날 오전 중으로 점포에 배송한다”며 “혼자서 세 점포를 관리해도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하려면 POS와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 정보화 시스템을 갖춘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하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