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못하는 효도 국가가 대신한다’는 이념 아래 시행 1주년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에 대한 행정당국과 관련시민단체의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요양보험제의 시장화와 비리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보험수혜대상이 노인인구의 5%까지 증가했으며 일자리도 10만개 이상 창출하는 등의 요양보험제의 성과를 들며 “보험제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도의 공공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부정과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데도 복지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안이한 태도로 자화자찬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애초에 제대로 된 설립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교육기관 1000여개, 요양시설 1만3000여개 등 필요시설의 7~8배가 난립했으며 교육생과 요양대상자를 확보하기 위한 불법, 편법 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비리를 감독할 지자체 관리요원도 턱없이 부족하고 별도의 관리기관도 전무한 상태에서 이러한 부정행위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고 개탄했으며 “노인을 위한 공공서비스가 아닌 기관과 시설들의 영리추구를 위한 ‘시장’으로 급격히 변질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 이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과다 배출된 45만명의 요양보호사 중 5만명 정도만 일자리를 갖는 등 대량실업사태도 발생했으며 그나마 취업된 요양보호사도 온전한 월급제 노동자가 아닌 파트타이머로 파리 목숨과도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금숙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월평균 60~70만원의 시급노동자가 왠 말이냐”며 “우리는 가정에 보탬이 되고자 일하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정 상 요양사 1명당 2,5배의 노인을 돌보게 돼 있으나 요양시설들의 인건비 감축 등을 위해 실제로는 10명 이상의 노인을 돌봐야 하는 한편 시설의 압박과 이용자의 이해부족으로 김치담그기, 걸레질 등 가사노동까지 떠맡는 경우가 많지만 일을 그만 두게 할까봐 눈물을 참고 일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현실에서 요양사의 노력만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정책 관계자들도)부모님을 한번 맡겨 봐야 어려운 사정을 안다”며 분개했다.
비영리요양기관에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박모씨는 “전체 요양기관 중 공공요양시설은 2.9%, 공공재가시설은 1%에 불과해 요양보험계가 전반적으로 이윤추구를 중심으로 한 민간시장경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