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재정적자 속 현실성있는 재원 조달 결여" 엄청난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영국의 여.야 정당들이 총선을 앞두고 노인 사회보호 무료 제공, 국민보험료 인상 억제, 세금 면제 등의 선심성 공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여.야는 서로 상대방의 공약을 현실성 있는 재원조달 방안이 결여된 것이며, 무책임한 공약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경쟁적으로 선심성 정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집권 노동당의 앤디 버넘 보건장관은 30일 노인 대상 신규 사회보호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무료 사회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마다 가중되고 있는 비용은 새로운 세금을 거둬 충당하되 부과 대상과 시기는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키로 했다.
그는 사회보호 서비스를 받은 노인들이 숨질 경우 소유 부동산에 대해 10%의 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이른바 `상속세''와 관련해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차기 의회의 임기 중에는 도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보수당은 "여당이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사회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면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수당은 정년퇴직 연령인 65세가 되면 일시금 8천 파운드를 내고 보험에 가입해 이 비용으로 무료 사회보호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노동당과 보수야당은 국민보험료 인상 문제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보수야당 예비내각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전날 "우리가 집권하면 노동당이 계획 중인 내년도 국민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부터 고용주, 근로자, 자영업자의 국민연금 보험료 기여율을 0.5% 인상하겠다는 노동당의 최근 발표 내용을 뒤집은 것이다.
영국 내 모든 고용주와 근로자는 정년퇴직 때까지 월급의 일정부분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오스본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는 대신 공무원 등 공공부문의 지출을 내년도에 60억 파운드 줄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노동당은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이라고 몰아세웠다.
앞서 노동당은 지난 24일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5만파운드(한화 약 4억3천만원) 이하의 내 집을 처음 장만하는 서민들에게 취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노동당은 대신 100만 파운드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5%의 취득세를 부과키로 해 보수파 언론매체들로부터 `부자 대 서민'' 구도로 선거전을 가져가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영국의 2009-2010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천670억 파운드에 달해 세금이나 사회복지 비용을 더 거둬야 할 형편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는 보수야당 지지도 37%, 노동당 지지도 33% 안팎으로 여전히 보수당이 앞서고 있으나 노동당이 격차를 좁혀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