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미국] 미국 버지니아주 포토맥강 유역에 사는 조지(82)와 앤 앨런(82) 부부는 단 둘이 살기에는 위험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살던 집과 이웃을 떠나기 싫었다. 노부부는 이웃들과 함께 집수리, 방범, 교통수단 등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앨런 부부처럼 양로원에 가기보다 노인들끼리 서로 도우며 편안하게 생활하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자조적 공동체가 미국내에 100개 이상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노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에 대해 아이를 함께 키우고 노인을 부양한다는 공동체의 전통적인 개념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을(village)’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앨런씨 마을은 회비를 내고 이 재원으로 교통, 방범 등 필요한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업체들과 연계를 통해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앨런씨는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안에서 해결한다”며 “나는 이 마을이 노년층만으로 구성된 마을이 아니라 여러 세대간 혼합된 공동체가 되길 바라며 가능한한 오래 이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6년 전 이런 방식을 도입했던 보스턴의 비콘힐 마을은 현재 400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다. 회비는 독거 노인의 경우 연간 580달러, 부부는 780달러. 비콘힐은 목수, 요리사, 컴퓨터와 건강문제 전문가까지 전화 한통으로 연결되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도시 계획가들이나 노인 문제 전문가들은 노인 자조 공동체에 대해 “정부나 사회기관이 아닌 주민 스스로 만들어낸 이러한 움직임은 노인들에게 삶의 공간을 훨씬 편하고 안전하게 여기도록 만든다”며 “또 서로를 돕는 분위기가 노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정신적으로도 매우 유익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문은 마을에 내는 회비는 양로원에 내는 돈보다 훨씬 싸고 일부 저소득층 마을의 경우 사회복지재단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이런 공동체가 노년을 보내는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2007.08.15 17:00]